[행정단상] 지역사회가 함께 키우는 청소년
지난 5월 한 온라인 지역 카페에 ‘이 학생, 어느 학교일까요? 칭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의 소년은 커다란 스티로폼 상자와 부스러기를 한 아름 안고 있었다. 글쓴이는 당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쓰레기가 도로 위에 이리저리 굴러다녀 자칫하면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나가던 행인과 차량 모두 쓰레기를 피하기만 하던 그때 갑자기 한 학생이 나타나 날아가는 쓰레기를 따라가서 줍고는 묵묵히 가던 길을 갔다고 했다.
미담이 알려진 뒤에 이 학생은 “기후환경 수업을 듣고 나서 쓰레기 문제를 생각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사람들이 재활용을 잘하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안 버렸으면 좋겠다”며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도 전했다.
이 기특한 사례의 주인공은 울산시 중구 성남청소년문화의집의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이다. 청소년 체험 활동 프로그램인 기후환경 수업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몸소 실천했던 것이다.
이처럼 교육은 학교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 모두의 몫인 것이다. 전문성을 갖춘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이 나서면 교육의 효과는 눈에 띄게 높아지고 선한 영향력은 더욱 널리 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시교육청은 앞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교육공동체’란 행정기관, 교육청, 지역사회 단체와 기관, 도서관 등 다양한 인적·물적 지역사회 자원이 함께하는 교육 협력체를 의미한다. 교육공동체는 학교 교육 과정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교육 발전을 위한 소통과 협력의 장을 만들면서 청소년을 미래의 시민으로 길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구는 주민 참여를 핵심 가치로 삼고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교육 협력체계 구축, 학교 연계과정 활성화,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사업 연계·개발을 추진해 나가면서 온 마을을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청소년의 신체적·정서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자 청소년수련시설인 중구청소년문화의집과 성남청소년문화의집 2곳을 설치해 운영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와 직업을 깊이 있게 탐색하고 다양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중구청소년진로직업체험센터를 설치해서 운영을 맡기고 있다.
이 밖에 지자체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기업의 사회공헌팀과 대학생, 지역사회 봉사단체와도 손잡고 하는 사업도 있다. 청소년들이 주체적·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양질의 맞춤형 활동 프로그램, 그리고 학교 교육이 다 채워주지 못하는 다양한 사회문제 교육 프로그램을 발굴·기획하는 일이 그것이다.
이렇게 민·관·학이 함께 만든 교육공동체 속에서 청소년은 다양한 역할과 활동을 수행하며 올바른 가치관과 미래상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교육공동체는 청소년들의 자아정체성과 자아존중감, 더 나아가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진취적인 미래의 꿈을 지원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따라서 교육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건강하게 자라나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우리 모두 교육의 주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지니고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갔으면 한다.
이현정 울산 중구청 여성가족과 주무관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